사망전 상황
과거에 사별 슬픔을 힘겹게 겪은 사람은 현재의 애도 과정에서도 복잡한 감정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려서 부모님을 떠나 보낸 아이의 경우, 사별 이후 느끼는 복잡한 감정들을 부모님이 돌봐주지 못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난 후 사별을 경험할 때에도 반복해서 사별 슬픔을 힘겹게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과거에 우울증을 앓았던 사람들이 사별 이후 더욱 복잡한 감정을 느끼고, 애도 과정에서 위험성이 높습니다.
사별 전 사별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는지, 전혀 예기치 못했던 죽음이었는지에 따라 유족의 애도 과정은 달라집니다. 전혀 예견하지 못한 사별을 한 유족들 가운데 특히 어린 가족들은 다른 유족들에 비해 1~2년을 더 어려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자살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유족은 다른 유족에 비해 훨씬 심한 불안 증세를 보일 수 있습니다. 남은 가족이 또는 내가 고인과 같이 자살로 사망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과 두려움, 고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막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죄책감, 고인의 사망이 자살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운 마음 등 자살로 갑작스러운 사별을 한 유족은 복잡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갑작스러운 사고, 심장마비, 피살과 같은 갑작스러운 죽음은 전화벨이 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예기치 못하게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던 당시 상황으로 반복하여 돌아가게 하거나, 멍해짐, 끝없는 악몽, 분노, 죄책감 등을 경험하게 합니다.
돌연사의 경우 의료나 법률 기관과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러한 일들이 해결되기 전까지 사별 슬픔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잘못된 슬픔 해결 방식
어떤 사람들은 사별 이후 찾아오는 큰 슬픔, 비통한 감정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뒤로 물러서기도 합니다. 또한, 이런 큰 감정들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몰라 감정들을 무시하거나 회피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대처 방식은 애도 과정을 단계적으로 밟아가지 못하고 복잡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남편을 사별한 이후 아이들을 위해 ‘강해져야 한다’는 관념으로 슬픈 감정들을 풀어내지 않고 ‘강한 엄마’의 역할만을 수행한 사람은 사별 슬픔이 오래 지연되며 복잡한 마음 상태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강인함이 다른 어려운 상황에서는 도움이 되지만, 사별 슬픔을 해소하려는 데에는 방해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고인에 대해 말할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을 때 유족에게는 상대방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상대에게 아직 고인에 대해 말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내가 아직 이야기할 준비가 되지 않았어. 나중에 내가 말할 수 있을 때 말해줄게.’, ‘아직은 내가 고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힘들어. 지금은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데, 나중에 이야기해도 될까?’와 같이 상대방과의 관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나의 상황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말들을 알아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와 죽음
많은 유족이 고인의 죽음을 아이에게 사실대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걱정합니다. 고인의 죽음을 빠른 시일 내에 사실대로 알리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들에게도 애도의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연령의 사람이든 죽음을 애도하거나 슬퍼할 수 있기에 아이가 느끼는 고통은 무감각, 부정, 분노, 당황, 신체적인 질병 등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을 현실로부터 보호한다는 이유로 거짓말을 하거나 죽음을 모호한 단어로 설명해서는 안 됩니다. ‘아빠는 아주 먼 여행을 떠난 거야.’ 또는 ‘하느님께서 착한 사람이 필요해서 어머니를 데려가신 거야.’와 같은 말은 아이에게 고인이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을 주거나, 자신이 필요로 하는 어머니를 빼앗아 가 버린 하느님에 대한 깊은 적대감을 키울 수 있습니다.
상황에 대해 설명한 뒤, ‘나는 이것이 네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어.’와 같이 아이가 느낄 수 있는 죄책감, 비난, 수치심, 의무감 등에 대해 이야기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용기를 얻을 수 있도록 아이의 반응이 정상적이고 다른 사람들도 동일한 상황에서 비슷한 반응을 보일 수 있음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보호자 역시도 죽음에 대한 모든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 사람처럼 보일 필요는 없으며 극복 방법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하며 아이가 부모를 따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내재화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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