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사별로 인한 정상적인 경험에 대하여 : 슬픔,불안,공포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유족에게 나타나는 가장 일반적인 감정인 슬픔은 눈물 혹은 울음으로 나타납니다. 슬픔을 주체할 수 없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눈물이 흐르거나 격정적인 감정이 요동치기도 합니다.때로는 슬픔을 철저히 통제하다가 밤이나 혼자 집에 머물 때극도의 감정으로 표출되는데, 통곡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슬픔

특히 고인의 장례를 치르는 동안에는 충격으로 인해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가, 시간이 점차 흐르면서 일상생활에서 고인의 빈자리가 느껴질 때 그슬픔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대부분의 유족은 슬픔을 주체할 수 없어 울음 또는 통곡의 방식으로 표현하지만,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이든 슬퍼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슬픔의 표현을 억제하는 경우에는, 매우 복잡한
애도 과정을 거치거나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녀를 잃은 어머니의 경우 격정적인 슬픔을 울음으로 표현하나, 남아있는 형제 또는 자매는 어머니가 격정적인 슬픔을 표현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도 슬퍼하는 모습을 보이면, 어머니가 더 슬퍼하거나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생각에 자신의 감정을 극도로 억제하기도 합니다. 이때 형제 · 자매 등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은 ‘나는 괜찮은데, 우리 어머니(또는 아버지)가 너무 힘들어하셔서 걱정이다.’ 등입니다.

 

불안 및 공포

고인과의 애착 관계에서 갑작스럽게 분리되면서 오는 심리적 불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고인의 사망으로 ‘고인 없이 내 삶을 잘 돌볼 수 있을까?’ 혹은 ‘고인 없이는 내 삶을 잘 돌볼 수 없다!’라는 부정적인 사고는 근심,걱정으로 남게 되고, 결국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이어져 불안과 초조가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또한, 사별을 경험한 유족은 죽음이라는 것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며 나와 내 가족, 그리고 나의 주변에서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이라는 감정을 경험합니다.
죽음에 대한 지각으로 평소에 해보지 않았던 죽음에 대한 걱정과 근심이 생기고, 우리 가족 중에 누군가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막연한 불안에 휩싸이게 됩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랑하는 자녀를 잃게 되었을 때, 남아있는 자녀가 죽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을 갖게 되고, 이러한 불안이 극단적 감정으로 치닫게 되면, 공포증으로 자리 잡게 되어 일상생활의 어려움으로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공포의 또 다른 유형은 고인의 사망과 관련된 장소,물건 등에 대한 극단적인 두려움입니다. 고인이 사망한 곳이 특정 장소라면, 사망 당시의 모습이 떠올라 심장이빠르게 뛰고, 식은땀이 나는 등의 어려움이 발생하여 다른 길로 멀리 돌아가기도 합니다. 또는 집에서 사망했을 경우 집에 혼자 들어가는 것이 두려워 다른 가족이 올 때까지 밖에 머물렀다가 함께 들어가거나, 잠잘 때도 무서워 24시간 불을 켜놓거나, 라디오 또는 TV 등을 켜놓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보낸 네 사람의 이야기」 에서는 자녀를 떠나보낸 후에 경험하게 된 공포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낮에 혼자 있을 때도 무슨 소리라도 나면 신경이 곤두서
머리가 쭈삣쭈삣 서곤 했다. [중략]
나는 그 끔찍한 모습을 내 눈으로 보았다. 그것이 얼마나 공포스러운지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벗어나고 싶었다. 이사를 가고 싶었다.[중략]
두려웠고, 엄청난 공포감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태어나서 이렇게 무서웠던 적이 없었다.』

출처: 자작나무 에세이 모임(2016),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보낸 네 사람의 이야기, p.98

 

본 게시물의 내용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에서 발행 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유족을 위한 도움서' 발췌하여 사전 승인을 통해 재 제작하였습니다. 해당  홈페이지 콘텐츠 의 활용 범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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