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 이후 슬픔은 자연스럽고 보편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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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담배
"할아버지의 담배의 이유를 알아 갈 무렵, 내 곁에 할아버지는 없었다"
할아버지는 담배를 정말 많이 피우셨다.
내 방같은게 존재할리 없는 대가족 시절에 할아버지,할머니 방은
곧 손자의 방이기도 했다.
같은 방을 공유한다는 것은
그 공간의 주인들이 모든 냄새를 공유한다는 의미이다.
연신 피워대는 할아버지의 담배냄새를 미워하고,
동네 구멍가게 담배 심부름의 주역이기도 했던 나는
평생토록 담배 따위는 피우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곤 했다.
군입대 후 인생의 쓴 맛을 경험한 나는
그 쓴맛을 잠깐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게 폐속 깊숙히 스며드는 담배 한모금이라는 걸
알아 버렸고, 그제서야 할아버지가 왜 그렇게 많은 담배를 피웠는지 알게 되었다.
입소한지 1년쯤이 지난 군 시절. 할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접하고
분향소로 가는 길위에서 펑펑 울던 20대 청년인 나는
그제서야 평생 나를 사랑해 주셨던 할아버지의 존재를 깨닫게 되었다.
"할아버지의 담배의 이유를 알아 갈 무렵, 내 곁에 할아버지는 없었다"